오늘 수업의 주인공은 두부 한 모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입니다. 샐러드 하면 서양식 채소와 드레싱을 먼저 떠올리지만, 우리 식탁에는 두부라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재료가 자리하고 있어요. 노릇하게 그릴에 구운 두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이중의 식감을 선사하고, 여기에 아삭한 새싹 채소와 달콤 짭짤한 간장 베이스 소스가 만나면 한 접시가 그 자체로 완성됩니다. 철원종합문화복지센터 성인반 수강생들과 함께한 이번 메뉴는,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과 미식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를 모두 만족시키는 정갈한 한 끼였습니다.
수업은 두부의 물기를 꼼꼼하게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두부는 수분이 많은 재료라 키친타월로 가볍게 눌러 여분의 물을 제거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야 속까지 단단하게 자리 잡습니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두부를 올리면, 센 불에서 순식간에 시어링되는 경쾌한 소리가 이어집니다. 두부가 노릇하게 구워지며 풍기는 고소한 향은 버터가 브라우닝될 때의 헤이즐넛 향처럼 진하고 그윽합니다. 표면에 그을음이 살짝 스민 듯한 갈색 무늬가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집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때 서두르면 겉과 속의 온도 차가 커져 식감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소스는 간장과 설탕, 다진 양파를 섞어 달콤함과 짭조름함의 균형을 맞추고, 마지막에 참깨을 아낌없이 뿌려 고소함을 더했습니다. 새싹 채소는 찬물에 담가 싱싱함을 되살린 뒤 물기를 털어내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잘라 새콤한 산미를 준비했습니다.
플레이팅은 새싹 채소를 바닥에 깔아 푹신한 카펫을 만들고, 그 위에 구운 두부를 가지런히 얹은 뒤 소스를 흘려내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접시 바닥에 황금빛 소스가 살짝 고이도록 하면 촉촉함이 더해져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습니다. 수강생들이 하나둘 완성한 접시가 식탁에 오를 때마다, 정갈함 속에 담긴 정성이 느껴져 뿌듯했습니다.
이번 수업의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플레이팅이었습니다. 하얀 접시 위에 새싹 채소와 두부 큐브, 방울토마토를 하트 모양으로 배치한 작품인데, 건강한 메뉴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특별한 날 손님을 초대할 때, 혹은 소중한 사람을 위한 저녁을 준비할 때 이런 플레이팅 하나면 충분히 마음이 전해집니다.
와인을 곁들인다면 산미가 선명한 화이트 와인, 특히 리슬링이나 소비뇽 블랑이 두부의 고소함과 새싹의 쌉싸름한 풋내를 우아하게 감싸줍니다. 맥주보다는 가볍게 즐기는 사케나 증류주도 잘 어울리며, 무더운 날에는 탄산수를 살짝 섞은 화이트 와인 스프리츠가 매력을 더합니다. 구운 두부는 한번 만들어 두면 냉장고에서 이틀가량 보관해도 맛이 훌륭하니, 평일 저녁 한 끼으로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