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들과 함께한 메뉴는 궁중떡볶이예요. 떡볶이라면 대부분 빨간 고추장 양념을 떠올리시는데, 사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간을 한 떡볶이가 임금님께 올라갔다고 해요. 지금처럼 매콤한 떡볶이가 널리 퍼진 것은 1950년대 신당동에서부터라 하니, 오늘 우리가 만든 궁중떡볶이는 역사가 훨씬 오래된 고급스러운 음식이에요.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니, “우리가 진짜 임금님 음식을 만드는 거예요?” 하며 눈이 초롱초롱 빛나더라고요.
수업을 시작하며 상 위에 둥근 쌀떡과 길쭉한 가래떡, 쫄깃한 어묵을 올리고, 그 옆에 알록달록한 채소를 한가득 펼쳐 두었어요. 아이들은 빨간 파프리카와 노란 파프리카를 조심스레 집어 들고는 “샘, 이거 사탕처럼 예뻐요!”라며 신기해했어요. 당근의 주황빛 속살을 만져 보고, 향긋한 버섯 냄새를 맡아 보는 동안 교실 안에는 벌써 설렘이 가득 차올랐어요.
본격적인 조리를 시작했어요. 달궈진 전기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부드러운 소고기를 넣자 고소한 향이 교실 구석구석에 번지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은 저마다 나무 주걱을 들고 재료가 상하지 않게 조심조심 뒤적였어요. 간장과 조청, 다진 마늘로 만든 양념장을 붓는 순간 팬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고, “와, 거품이 일어나요!”라며 신기해하는 얼굴이 하나둘 환해졌어요.
떡이 반질반질 윤기를 머금고 채소가 촉촉하게 익어 갈수록 색감이 정말 곱게 살아났어요. 큼직한 나무 주걱으로 쓱쓱 섞어 주니 쫄깃한 떡과 부드러운 소고기, 통통한 메추리알이 간장 소스를 머금으며 반짝반짝 빛을 냈어요. “샘, 벌써 배고파요!”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어요.
마지막으로 먹기 좋게 담아내는 시간이에요. 깨끗한 용기에 떡을 가지런히 담고 고소한 통깨와 송송 썬 쪽파를 올리자, 금세 분식집보다 예쁜 궁중떡볶이가 완성되었어요. 아이들은 제각각 “내 그릇이 제일 예뻐요!”라며 자랑을 늘어놓았어요. 서툴지만 정성껏 채운 손길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어요.
직접 만든 음식을 예쁘게 담아 내는 순간, 아이들 얼굴에는 어느새 작은 요리사다운 자신감이 피어 있었어요. 포장 용기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던 친구가 “엄마한테 자랑할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수업이 단순한 요리 시간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추억이 되어 가고 있구나 싶었어요.
드디어 시식 시간이에요. 숟가락으로 궁중떡볶이를 한입 떠서 맛보던 아이들이 “어? 빨간 떡볶이보다 더 맛있어요!”라며 깜짝 놀랐어요. 간장 양념이 주는 구수하고 달큰한 맛이 부담스럽지 않아서인지, 평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친구들까지 연신 “더 주세요!”를 외쳤어요.
오늘은 두 개의 큰 팬에 가득 담긴 궁중떡볶이가 순식간에 비워져 갔어요. 아이들은 처음 보는 식재료를 만져 보고, 간장 양념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들으며 오감으로 우리 전통 음식을 경험했어요. 다음 시간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만들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