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은 이것저것 좋은 재료를 한데 모아 정갈하게 차려낸 것을 ‘골동(骨董)’이라 불렀습니다. 그래서 골동면은 이름 그대로 여러 가지 귀한 재료를 아낌없이 모아 담아낸 국수라는 뜻을 품고 있지요. 채소와 달걀 고명이 어우러져 옛날 잔칫상에도 빠지지 않고 올랐던 기품 있는 넉넉한 한 그릇입니다.
오늘은 이 골동면에 더해, 겨울 바닷바람에 꾸덕하게 말려 감칠맛이 깊은 북어에 달콤짭짤한 간장 양념을 입혀 구워낸 ‘북어간장양념구이’까지 함께 만들어보았습니다. 이번 요리 수업은 철원종합문화복지센터에서 성인 수강생분들을 모시고 진행되었습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 서신 수강생분들의 눈빛에서 요리에 대한 진지한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배어있는 질 좋은 북어를 만져보시며 “명절에나 굽던 북어를 이렇게 요리하니 색다르네요”라며 기대감을 비치시기도 했지요.
익숙한 식재료가 어떻게 근사한 요리로 변신할지,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실습이 시작되자, 수강생분들은 노른자와 흰자를 따로 분리해 얇게 달걀 지단을 부쳐내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지단 부치고 가늘게 채 썰어내는 게 생각보다 꽤 까다롭네요”라며 웃음 섞인 한숨을 내쉬는 분도 계셨지만, 강사의 시연을 보고 서로 요령을 공유하며 이내 능숙하게 칼질을 해내셨습니다. 쫄깃하게 삶아낸 면 위에 정성껏 썬 지단과 고소한 김가루, 통깨를 솔솔 뿌려 완성한 골동면은, 단아한 자태만으로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어서 북어간장양념구이 차례였습니다. 간장과 설탕, 다진 마늘을 황금 비율로 섞어 만든 특제 양념을 북어에 골고루 버무려 팬에 노릇하게 구워냈습니다. 달궈진 팬 위에서 양념이 지글지글 끓으며 풍기는 달콤짭짤한 향에 “이건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겠어요”, “얼른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먹고 싶은 냄새네요!”라며 입맛을 다시는 유쾌한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송송 썬 쪽파와 고소한 통깨를 아낌없이 뿌려 마무리하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촉촉한 북어구이가 먹음직스럽게 완성되었습니다.
두 요리가 모두 완성되자 수강생분들은 각자 만든 음식을 접시에 근사하게 플레이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노란 지단과 초록 쪽파, 고소한 깨가 어우러진 요리를 보며 서로의 솜씨를 칭찬하기 바빴지요. 오늘 완성된 요리는 저녁 식탁에 올리겠다며 준비해 온 밀폐용기에 정성껏 담아가셨는데, 가족들에게 든든하고 색다른 별미를 대접할 생각에 미소 짓는 모습들이 참 따뜻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그날 철원종합문화복지센터의 조리실은 그야말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스테인리스 조리대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이 가지런히 놓였고, 일상에서 벗어나 요리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소통하며 협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재료를 다듬고 불 앞을 지키는 어른들의 열중한 모습에서, 요리 시간이 단순히 레시피를 배우는 것을 넘어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힐링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다리던 시식 시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골동면과 감칠맛 나는 북어구이의 조화에 다들 “정말 고급스러운 한정식 집에 온 것 같다”며 만족해하셨습니다. 정성스럽게 요리를 완성해 낸 수강생분들의 진지했던 손길과 환한 웃음을 떠올리니 저 역시 무척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오늘 저녁, 정갈한 골동면과 입맛 돋우는 북어간장양념구이로 품격 있는 식탁을 차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